[이슈] ‘국세상담센터’ 운영 이대로 좋은가
[이슈] ‘국세상담센터’ 운영 이대로 좋은가
  • 김유겸 기자
  • 승인 2019.07.23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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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상담센터’의 답변은 권위가 생명인데
결과에 책임 안지는 ‘심심풀이 상담’이라면
막대한 예산 쓰며 이런 기구 왜 운영하나?
차라리 세무대리인에 위임하면 어떨까…

70년대 초, 대한상의에서 운영하는 ‘세무상담실’은 그 신뢰성면에서 권위가 대단했다. 기업 경리실무자들은 세무처리 과정에서 아리송한 문제에 부딪히면 어김없이 이 상담실을 노크했다. 회사 속사정을 터놓고 상담하기엔 국세당국보다 민간 전문인들이 심적으로 편할 뿐만 아니라 답변내용도 훨씬 명료했기 때문이다. 그러자니 당시 내놔라하는 공인회계사 또는 세무사들은 ‘세무상담역’ 한자리 위촉 받으려고 서로가 치열한 ‘로비’전을 펼칠 정도였다. 상담역으로 위촉될 경우 조세전문가로서의 명성이 넓이 알려져 본인 신분에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계산도 한 몫 했다. 

그러나 관문을 통과한 상담역들은 그 다음날부터 피 말리는 세법과의 씨름을 자청해야만 했다. 기업 실무자들이 묻는 세무상담에 정답을 내기 위해서는 사전학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담보한다는 각오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납세자들이 만족할 만큼의 상담 결과를 도출해 냈다. 이러한 결과 이 단체에서 운영하는 상담실은 신뢰와 권위의 표상이 됐다.

세무대리인들은 납세자를 두려운 존재로 여긴다. 상대적으로 고압적이기 쉬운 국세공무원과는 근본 입장부터가 다르다. 고객인 납세자로부터 한번 외면을 당하게 되면 그것을 만회하기가 참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쉽게 표현해서 밥줄이 끊어지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그러자니 엄청난 책임감을 염두에 두고 매사를 접한다. 보이지 않는 자기연마는 국세공무원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그들은 특히 납세자와의 접촉을 일상화 하고 있기에 납세계층의 밑바닥 정서를 누구보다도 잘 꿰뚫고 있다.

하지만 그런 고수(高手)들도 반갑지 않은 손님(납세자)들로 인해 신경전을 펼칠 때가 비일비재 하다는 얘기다. 바로 알맹이는 숨긴 체 두루 뭉실하게 상담을 해오는 사례가 그런 케이스이다. 속 시원한 대답을 못해주면 ‘무능한 세무인’으로 치부해 버리는가 하면, 자칫 고객 입맛에 맞는 나름의 유추해석을 해줬다가 화(禍)를 입는 사례 또한 적지 않았다.

최근 부실한 세무상담에 따른 귀책사유 여부를 두고 국세상담센터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납세자 A씨는 양도소득세를 신고하는 과정에서 국세청으로부터 회신 받은 이메일 답변을 근거로 세금을 납부했다가 가산세까지 처분 받았다.

 A씨는 일단 미납된 세금과 가산세를 모두 납부하고 신고가 잘못된 원인을 파악하던 중 국세청의 답변 메일의 산식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한다. 산식을 풀어쓰는 과정에서 분모의 식(양도가액 ×지분율)에 ‘괄호’를 빠트려 엉뚱한 결과를 도출한 것이다.

이에 A씨는 국민신문고에 세 차례 가산세 반환 민원을 제기했으나 답변에서조차, 또 잘못된 수식을 안내하는 등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후 A씨는 관할 세무서 담당자에게도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검증책임은 납세자에게 있다”는 답변만 들었다는 것이다.

국세청의 이 같은 입장표명은 상담업무가 법적효력 없는 ‘심심풀이 세무상담’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자기모순에 빠진다. 현실이 이렇다면, 막대한 예산까지 투입하면서까지 이 기구를 운영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쯤되면 국세종합상담센터의 존재의미가 무색해 진다. 실은 세무상담 같은 서비스 업무는 당국이 예산 안들이고도 얼마든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이다. 우선은 세무대리인의 활용 방안을 상정 할 수 있다.

세무대리인들에겐 흔히 세정협력자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세정협력자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그 틀이 깨지고 있다. 국세행정을 돕는 결정적 조력자임이 분명한데 왠지 당국은 그들을 활용하는데 인색하고 있다. ‘서비스 세정’ 우선이라는 국세행정 지표에만 급급한 때문인지 모든 것을 당국의 전유물로 여기는 경향이 날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오히려 지금은 납세자를 설득력 있게 도와줄 전문적인 세정의 조언자가 꼭 필요한 세상이다. 이제 세정운영의 부수적인 업무정도는 상당부분 세정협력자들에게 위임해 주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국세종합상담센터 운영에 대한 필요성 여부가 재검토되야 한다는 의견이 세정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세무행정력의 효율화를 위해서도 그렇다는 주문이다. 세무대리인 활용해서 결코 남 주는 게 아니라는 항변이다.

출처 : 조세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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