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문건' 난무하고 결국 '석명서' 까지 등장한 세무사회 선거
'000문건' 난무하고 결국 '석명서' 까지 등장한 세무사회 선거
  • 조규희
  • 승인 2019.06.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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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균 시작으로 이창규 회장, 정구정 전 회장까지 전면에 나서
김상철 후보, 침묵으로 공정선거와 불법유인물 해명 요구
이헌진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의 인쇄물.
이헌진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의 인쇄물.

31대 한국세무사회 임원선거가 나락으로 치닫고 있다. 사실상 특정 후보를 위한 김관균 문건을 시작으로 이헌진, 정균태 세무사의 유인물이 현직 세무사 사무소로 우편·팩스로 발송되더니 성명서에 이어 결국 석명서까지 등장했다. 선거가 갈수록 혼탁해지면서 세무사들의 표정도 어두워진다.

세무사회 업무정화조사위원인 김관균 세무사는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불특정 다수의 현직 세무사 사무소로 이창규·김상철 후보가 회장이 돼선 안된다는 취지의 인쇄물을 발송했다. 원경희 회장 후보를 지원하는 격으로 세무사회 선거관리위원회는 김 세무사를 임원등선거관리규정 위반으로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헌진 세무사회 부회장은 지난 13일 이창규 후보를 집중 겨냥하며 회장 재임 시절의 무능력을 낱낱이 밝혔다. 30대 이창규 회장의 연대 부회장이었던 회직자의 발언이라 사실 여부를 떠나 선거를 더욱 어지럽게 조장하는 행동이 아니냐는게 세무업계 대다수의 평가다. 이 부회장은 김상철 후보를 비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사실상 집중 난타를 당한 이창규 후보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창규 후보는 지난 17일 세무사회 회장 명의로 '성명서'를 작성, 현직 세무사들에게 발송했다. 

이 후보는 회장 명의를 빌려 "회원의 권익과 세무사제도의 발전을 누구보다 소중한 사명으로 해야 하고 자신의 품격을 유지해야 할 회장 출마자가 세무사회의 직무집행에 대해 회원님들을 선동할 목적으로 진실을 왜곡하여 허위불법 유인물을 배포한 행위는 그 자격을 의심스럽게 합니다"라며 강력하게 유인물 배포자와 특정인을 대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000문건'에 대한 반박내용도 담았다. 

이창규 후보의 회장 명의 성명서와 정균태 세무사의 유인물.
이창규 후보의 회장 명의 성명서와 정균태 세무사의 유인물.

같은 날 청년 세무사 10인 대표로 자신을 소개한 정균태 세무사가 이헌진 부회장 유인물을 언급하며 원경희 후보 지지를 선언한 정구정 전 회장을 조준했다. 

정 세무사는 "두 유인물의 목적은 하나같이 회장후보로 출마한 세 분 중 두 후보를 비방하고 정구정 전 회장의 비호를 받는 원경희 후보를 찍으라는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 세무사 회원들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 한, 도저히 할 수 없는 파렴치한 행동들"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정 전 회장에 대해 "정구정 전 회장 한 사람이 세무사회를 좌지우지하려는 욕심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바 사사건건 회장선거에 개입해 당선된 회장을 꼭두각시로 생각하고 자기 마음대로 전횡을 하고자 했으나…"라고 말했다. 

임원선거 투표 시작 일주일도 채 안돼 현직 회장, 부회장, 업무정화조사위원이 서로를 물고 뜯는 격으로 비춰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사실상 불법 유인물을 발송한 것도 눈살을 찌푸지지만 회직을 유지하면서 선거에 임하고 영향을 끼치려는 시도가 더욱 문제다. 

세무사회 선관위는 이날까지 특별한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 

정구정 전 회장의 계속되는 등장에 세무업계는 불편한 시선을 보낸다. 

김관균 문건, 이헌진 문건에서 이창규 후보의 무능을 지적하며 가장 많이 거론된 사람이 정구정 전 회장이다. 이 후보가 회장 재임시절 이룬 공적은 정구정 전 회장이 사실상 만든 것이며 도움을 줬기에 가능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창규 후보가 회장명의의 성명서를, 정균태 세무사가 유인물을 발송한 것으로 보인다.  

4개의 문건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한 정구정 전 회장이 전면에 나선 것은 18일이다. 정 전 회장은 이례적으로 석명(釋明)서를 현직 세무사에게 발송했다. 

정 전 회장은 청년 세무사인 정균태 세무사가 다수의 유인물을 발송할 수 없는 현실적 상황을 나열하며 이창규 후보와의 연관성을 언급했다. 

특히 정 전 회장은 "아쉬운 것은 후임 회장이지 제가 아닙니다"라며 "후임회장은 제가 회장을 3회 하면서 터득한 풍부한 회무경험과 50년 숙원을 성취하는 많은 법을 개정하면서 터득한 노하우와 정관계 인맥을 활용해야 하므로 후임회장이 아쉬운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회장은 정균태 세무사에게 법적 책임과 선거가 끝난 후 배후를 밝히겠다고 했다.

정구정 전 회장의 석명서.
정구정 전 회장의 석명서.

'000 문건'의 또다른 대상자인 김상철 후보는 현재까지 그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김상철 후보 입장이 담긴 유인물은 만들어지지 않고 있으며 현직 윤리위원장 김 후보도 침묵하고 있다. 혼탁한 선거를 조장하지 않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오히려 18일 서울지방세무사회 정기총회에서 회장 후보 소견 발표 중 김기동 선거관리위원장에게 불법 유인물에 대한 해명의 기회를 정식 요구했다. 회장 후보 소견 발표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 대다수 후보자들이 공약과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김 후보의 행동은 신선한 충격을 줬다. 1분여간 장내는 침묵이 이어졌고 선관위원장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 후보는 얼마 남지 않은 소견발표 시간을 공정한 선거를 촉구하며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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