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OO 유인물…'회장 후보, 누군 되고 누군 안돼'
김OO 유인물…'회장 후보, 누군 되고 누군 안돼'
  • 조규희
  • 승인 2019.06.0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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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공격·무논리·비방 표현 가득
'정구정'파 회장 선출해야 하나
불특정 다수의 세무사사무실 앞으로 발송된 김관균 세무사 우편물
불특정 다수의 세무사사무실 앞으로 발송된 김관균 세무사 우편물

어느 날, 한 세무사 앞으로 김관균 세무사 명의의 우편물이 배달됐다. 세무사간 우편 교류는 이례적이라 내용물을 살펴보니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였다.

31대 한국세무사회 임원선거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5월 31일 이후 불특정 다수의 세무사사무실로 배달된 인쇄물은 김관균 세무사가 발송자로 세무사회 회장선거 후보자로 나선 이창규 전 회장과 김상철 전 윤리위원장을 회장으로 선출해선 안된다는 내용이었다. 

'이창규 회장은 석고대죄하고 사퇴해야 합니다. 김상철 윤리위원장은 세무사회장이 되면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요약본 4페이지와 이창규 후보 관련 32페이지, 김상철 후보 관련 16페이지 분량의 유인물은 사실여부를 차치하고 세무사의 격을 떨어트리고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세무사회의 저급한 민낯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다수다.

김 세무사는 '한국세무사회 업무정화조사위원'이라는 회직을 내세웠다. "한국세무사회 업무정화조사위원 김관균 세무사입니다"로 인쇄물 첫 페이지에서 시작함으로써 세무사회 감찰 업무를 수행하는 위원회 본연의 업무영역을 상기시켜 유인물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보이지만 유인물 발송 자체가 업무정화조사위원의 업무를 벗어난 행위다.  

무엇보다 회장 후보 3명(원경희·이창규·김상철/기호순) 중 두 사람을 대놓고 반대함으로써 사실상 남은 한 후보에 대한 선거운동으로 보여진다. 김 세무사는 본인의 유인물에서 지난 2년전 회장선거기간에도 유사한 유인물을 보낸 사실을 인정했다. 그 때도, 지금도 '세무사회를 위해서'라지만 유인물 발송 의도 자체가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인신공격·일방적 비방·비논리적 사고 넘쳐나
 
인쇄물 곳곳에서도 문제점이 보인다.

김 세무사는 이 후보를 겨냥해 "72세에 회장을 한번 더 하겠다고 하는 것은 노욕이고 노탐입니다", "회원권익도 보호하지 못하고서 내년에 73세, 후년에 74세가 되는데도 회장을 더하겠다는 것은 노욕과 노탐"이라고 말했다. 명백한 인신공격성 발언이다. 

이 후보의 회장 재임시절 업무용 승용차 교체와 관련해서는 "'(이 회장이) 백운찬(전 회장)이 탄 차는 재수없다'며 차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사실확인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후보에 대한 비방으로 볼 수 있다. 

김 후보가 모 언론사 인터뷰에서 "김영란법이 엄중하게 시행되고 있는 현실에서는…세무사회가 불법적인 로비를 할 이유도 없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서는 '희생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회장이 돼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 세무사는 "김상철 위원장은 세무사의 업무영역을 지키고 늘리기 위해 로비를 하여 처벌 받는 자기희생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밝힌 것으로 13,000명 회원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세무사를 대표하는 회장이 불법적 로비로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도 문제지만 '로비는 곧 불법'이라는 논리도 이해할 수 없다. 로비의 범위와 수단은 다양하며 법 테두리 안에서도 세무사회가 목적하는 바를 위한 로비가 가능하다. 김 후보의 "불법적 로비를 할 이유가 없다"는 발언의 의미다. 아울러 '처벌을 받아야만 자기희생'이라는 인식은 상식 선에서는 이해할 수 업다.  

김관균 세무사 명의의 유인물
김관균 세무사 명의의 유인물

 

김 후보가 회장에 당선되면 세무사회 소유 회계프로그램(세무사랑)은 없어지거나 고사된다는 김 세무사의 주장 또한 실소를 자아낸다.

프로그램 존폐는 서비스 이용자의 결정이다. 회장 한 명의 '명령' 혹은 '주장'으로 바뀔 수 있는게 아니라 개별 세무사의 몫이다. 특히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고객'의 선택이다. 기업, 소상공인 등 세무사 고객 대다수가 더존을 이용하기 때문에 원활한 업무를 위해 세무사도 동일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다.

◇정구정 찬양 일색…'꼭두각시 뽑으란 소린가' 

김 세무사 유인물에서 눈여겨볼 점은 '정구정'이란 인물이 자주 등장한다는 것이다. 

전임 회장이었던 이 후보는 정구정 전 회장과 비교를 당했다.

김 세무사는 "정구정 전 회장은 기획재정부 세제실을 우군으로 만들어…", "정구정 전 회장은 회비를 아끼기 위해 세무사회 예산으로 회장차량을 렌트하며 사용하지 않고서는…", "이 회장에게 변호사의 세무사자동자격을 폐지시켜주겠다고 약속한 바에 따라 정구정 전 회장이 추진하고 통과시킨 것" 등 정 전 회장을 칭찬하는 내용을 다수 나열했다.

김 후보를 겨냥해서는 "김상철 위원장은 정구정 전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며 정구정 전 회장도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물을 접한 한 세무사는 "차기 회장을 선출하겠다는 것인지 '꼭두각시' 회장이 필요하다는 것인지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 세무사의 유인물은 사실상 선거 운동에 해당한다는게 세무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세무사회 임원등선거관리규정은 어떠한 임의단체의 명의 또는 무기명으로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내용인 경우도 입후보자의 행위로 간주해 처벌할 수 있다. 
 
이창규·김상철 후보측은 김 세무사의 유인물과 관련해 법적 대응을 비롯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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