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청년세무사 下편] 우리는 '현실'을 바란다
[기획-청년세무사 下편] 우리는 '현실'을 바란다
  • 조규희
  • 승인 2019.05.2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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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세무사 보호·육성할 구체적 계획 필요
"새로운 업역 주장하고 안살림 챙겨라"
'2019년 수습세무사 실무교육' 개강식 @출처 : 한국세무사회
'2019년 수습세무사 실무교육' 개강식 @출처 : 한국세무사회

[편집자주 - '지금이 위기'라는 데 1만3000여 세무사 대다수 동의할 것이다. 변호사와의 업역 전쟁, 갈수록 좁아지는 세무영역, 다른 전문자격사의 도전 등 대내외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청년세무사는 더욱 설자리를 일어가고 각종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 돼 있다. 그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한다. 본지는 청년 세무사 기준을 자격증 취득부터 세무사 경력 10년 이하로 했음을 사전에 밝힌다.]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는 청년 세무사가 '당장', '지금', '앞으로' 필요한 변화를 이야기해 주목된다. 오랜 세무업계 종사자가 아닌 만큼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주장으로 치부될 수 있으나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이들의 목소리인 만큼 세무사계의 관심이 필요하다. 

청년 세무사는 시험 합격부터 관리감독 기간인 한국세무사회의 구체적 역할을 강조했다. 한 달여 집체교육과 수습 과정을 거치는 동안 세무사 업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 세무사는 "시험만 합격했지 실무를 전혀 모르는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세분화된 세무영역"이라며 "변호사만 하더라도 이혼 전문, 상속 전문 등 동일 법 체계 안에서도 세분화된 영역에서 전문성을 만들어나가는데 우리는 이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의 경우 민사법, 건설, 손해배상 등 59가지 전문분야를 나눠 자체 심사위원회를 거쳐 변호사에게 '전문성'을 부여한다. 변협 자체 기준이지만 변호사에게는 자부심을, 서비스 이용자에게는 선택 폭을 넓힌다. 

세무사회는 변협과 달리 전문분야 구분과 부여 절차는 없지만 업계 통상 병의원, 건설업, 조세불복 등 전문 분야로 나눌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한다.

다른 세무사는 "수습을 받기 위해 세무사 사무소를 알아보는 것도 합격자의 몫"이라며 "세무사 관련 카페에 올라온 세무사 사무소 소개글이나 수습들끼리 아름아름 정보를 공유해서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무사회 차원에서 업무 영역과 사무소 특징을 공정하게 알려준다면 소속감도 들고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업 초기 세무사회 차원의 지원도 절실하다.

'자의 반, 타의 반' 강제개업에 내몰리는 현실에서 청년 세무사가 세무업계에 뿌리내리기 위한 현실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한 세무사는 "세무사회 차원의 기금 마련이라든가 은행권과 업무 협약을 통한 장기 저리 대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세무사는 "세무사회 차원에서 전국 지역 곳곳에 건물을 임대받아 지역 청년 세무사가 초기에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숫자에 밝은 이들은 세무사회가 연간 운용하는 예산 총액을 알고 있었다.

대한변호사협회 전문등록분야 분류표
대한변호사협회 전문등록분야 분류표

 

거래처 확보 통로가 돼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한 세무사는 세무사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세무통'을 언급했다. 세무사 위신 손상과 업계 생태계 파괴라는 측면에서 세무통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 세무사는 "업계 선배들이 세무사 명예가 손상된다며 세무통과 같은 유사 연결 업체와 프로그램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도 알고 있지만 우리는 현실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청년 세무사들은 업계 시선을 의식해 관련 업체와 프로그램 사용을 비밀리에 하고 있었다.

한 세무사는 "세무사회라는 공신력으로 이용자와 청년 세무사를 연결하는 통로가 돼 준다면 이용자는 믿고 찾을 수 있고, 청년 세무사는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으며 세무사회는 가격 조정으로 업계 생태계 파괴를 막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 관련해 실제 사례로 '세무회계 바우처'를 언급하며 세무사회의 적극적 활동을 주문했다. 한 세무사는 "정부에서 100만원을 지원해 납세자가 세무사들을 편히 찾게 하는게 목적인데 세무사인 내가 봐도 신청과정이 어렵고 관련 정보를 모르는 납세자가 대다수였다"며 "세무사회가 나서서 정부에 건의해 절차도 간소화 하고 대대적으로 이용자에게 알리면 청년 세무사에게 이익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현실이 걱정인 청년 세무사들이지만 업역 확장에 대한 목소리도 뚜렷했다. '명예'보다는 '실리'를 찾아달라는 당부도 함께 했다. 

한 세무사는 "조세소송대리권 문제도 결국 예전 선배들이 수용해서 만든 개정 세무사법으로 파생한 것 아니냐"며 "문제가 발생하기 전까지 그렇게 자랑하더니 결국 실리를 내준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소송대리권 관련 세무업계가 들썩이고 있지만 세무사를 대표한다는 집단도, 그 누구도 현실적 대안과 행동을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현실적으로 변호사가 조세소송대리 업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반드시 세무사가 참여하는 형태여야 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다른 세무사는 "업무 중첩 분야에 대해서도 세무사회가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세무사는 "일례로 회계사의 주식평가 업무도 세무사가 할 수 있으며 현재는 회계사의 평가에 공신력이 있지만 관련 법 조문 어디에도 '회계사만' 할 수 있다고 단정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세무사회 31대 임원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청년 세무사 대다수는 무관심했다. "서로 헐뜯고 말만 좋은 공약만 내걸고 체감하는 현실은 그대로다", "아귀다툼으로 비춰지고 자기 욕구를 채우기 위한 후보자들 같다"는 이유에서다. 

한 세무사는 "세무사회 회장 당선자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바깥 명예말고 안살림살이 좀 챙겨달라.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걸 왜 당신들은 생각하지 못하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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