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4차산업혁명은 ‘정중동(靜中動)’
지금, 4차산업혁명은 ‘정중동(靜中動)’
  • 택스앤타임즈(taxNtimes)
  • 승인 2019.04.1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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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점차 전문직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 아니냐” VS “전문자격사 단체들, AI와 함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오늘날 전 세계 20억명의 인류가 글로벌 네트워크 속에서 오디오와 비디오 그리고 텍스트를 교환하며 서로 소통하고 휴대전화를 통해 세상의 모든 정보를 이용한다. 동시에 새로운 소식을 알리거나 제품을 소개하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거의 없다. IT와 인터넷·통신기술이 노동의 한계비용을 제로 수준으로 낮추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1997년과 2005년 사이 미국 제조업 산출량은 60%나 증가했지만 비슷한 기간에 제조업 일자리는 390만개가 사라졌다고 한다. SW가 기업의 생산성 혁신의 도구로 작용하고 빅데이터와 알고리즘,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이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식, 엔터테인먼트산업 전 부문에 걸쳐 기술혁신이 이루어지는 지금 이곳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는 마이클 A 오스본 교수는 10년 후 “사라질 직업”, “없어질 일” 702개 업종을 분석했는데 현재의 직업들 중 50%가 향후 10년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서 곧 없어질 직업이라고 제시된 직업들 중에 세무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적문직들로서는 충격이자 위기이다.

기술의 진보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를 ‘증가’시키고 삶에서 인간의 역할을 ‘감소’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해왔다. 그런데 기술의 진보를 통해서 인간은 자신들의 삶을 영위해 줄 일자리를 잃어갈 것이라는 진단은 참 아이러니하다.

AI 트렌드와 세계 세무환경 급변, 대처방안은

세계 최대 세무법인인 H&R블록(Block)이 올해매출 전망을 하향조정한 뒤 4백여 곳의 소규모지점의 문을 닫는다고 한다. H&R블록의 문제는 터보택스와 같이 세금신고를 집에서 할 수 있는 온라인 소프트웨어와의 경쟁이 늘어나고 지나치게 많은 점포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H&R 블록은 IBM과 파트너십을 맺고 AI 플랫폼 '왓슨'을 세금공제와 환급 등 복잡한 세무서비스에 활용할 것이라고 한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은 이미 7만4천 쪽 분량의 미국 연방세법과 수천 건의 세금 관련 질의와 60년 세월의 세금환급 준비 등에 대해 학습해 H&R블록 1백여 개 지점에서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왓슨의 역할은 고객과의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서 세금공제를 계산하는 등 세무사 업무를 돕는 것이다.

‘AI가 점차 세무사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놓고 H&R블록의 조지 가우스텔로는 IT 매체 더 버지에 "세법은 계속해서 바뀐다. 인공지능(AI) 시스템은 끊임없이 훈련해야 하므로 조세 전문가는 언제나 맨 앞이자 중심에 있게 될 것이다"라고 일자리를 뺏기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근 한 지방자치단체가 인공지능형 로봇이 지방세 상담을 한다고해 화제가 된 바있다. 이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세 납세자들의 편의와 관련 예산 절감 등을 위해 인공지능 로봇을 이용하여 실시간 상담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무사회 위기의식 갖고 특단책 마련해야

세무업계 내부에서는 세무사업무가 지금처럼 기장대리, 세무조정 중심으로 유지된다면 미래에 없어질 직업에 포함될 것이라는 분석이 결코 무리가 아니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열악한 처우에 회의감을 느껴 개업을 꿈꿨던 세무사들도 AI 등장으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데 세무업무 중 단순한 기장은 조만간 컴퓨터로 완벽히 대체될 것이며, 10년 뒤면 대부분의 세무사무소가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개업이 망설여진 다는 것이다.

세무전문 신문매체의 청년세무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AI 등으로 인해 나타난 세무사들의 위기의식이 잘드러난다. 한 청년세무사는 "세무사 시장의 주요 수익원은 기장업무가 주를 이루는데 이런 일들은 난이도가 어렵다기 보다는 일일이 손이 많이 가는 부분이 많아 AI가 하면 더 잘할 것 같고, 세무사의 업무는 인공지능으로 10년 내 아니 5년 내에 대체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개업보다는 법인근무를 선호한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한꺼번에 앗아가지는 않겠지만 결국 새로운 먹거리를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또 다른 청년세무사는 "세무사 업무 중 고난이도로 평가되는 세무조사업무나 양도·상속 등의 업무는 수임하면 좋겠지만 초보세무사들에게 이런 일이 돌아올 리 만무하다"며 "결국 난이도가 낮은 기장업무를 통해서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5년 동안 거래처 확보를 위해 노력해서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현재 분위기 속에서는 자동화로 세무기장 시장이 급격히 축소될 수 있다"는 진단했다.

이처럼 세무업계의 미래를 이끌어가야 하는 청년세무사일수록 미래에 대한 비전이 더 초라해지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세무사회 차원에서 심도있은 논의와 구 성원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환골탈태에 준하는 수준의 위기 대처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AI의 고도화와 세무사 등 전문자격사들의 응전

AI세무프로그램에 맞설 고부가가치 세무업무 개발해야

인공지능 세무대리 프로그램에 의한 기장대리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존 기장대리 서비스의 1/3 가격으로 세무신고의 정확도 또한 일반세무사 사무실보다 양질 의 기장대리 이용이라는 효과를 얻을수 있다고 한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프로그램 가입고객 78%가 납부세액에 있어 절감 효과를 누린다는 보고도 있다. 이로 인해 세무대리 프로그램 시장은 세무신고 의무가 있는 580만 개인사업자를 거점으로 빠른 속도로 소기업법인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물론 기장대리 업무는 기계적이고 단순한 업무여서 세무사 본연의 업무라기보다는 세무사사무소 직원의 업무로 인식되어 왔고, 지금까지 그 직원이 사용하는 세무기장 프로그램들이 더 많이 출시되고 있으며 이러한 시장확보 다툼도 치열하게 전개되어 왔다.

하지만 더존과 세무사랑2의 저작권 싸움이 진행되는 동안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직원마저 필요없는 기장대리 인공지능이 출현해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기장업무의 특성상 충분한 양 의 데이터만 주어진다면 인공지능에게 더욱 적합한 업무라는 사실에 모두들 동감하면서도 확실한 대응책 만들기에는 소홀한 것이 큰 문제로 보인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인간의 일자리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러한 비상상황에서 기존 업무영역을 지키기 위한 노력보다는 기장업무 같은 부분은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좀 더 광범위하고 복잡부단한 고부가가치의 업무를 발굴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것이라 본다.

따라서 인공지능 세무사, 인공지능 변호사의 출현이 변호사법이나 세무사법 위반인지 여부를 캐묻는 것은 매우 소모적인 논쟁일 것이다. 우리가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할것은 이들 인공지능들이정확한 법률지식, 세무지식을 오류 없이 잘 전달할 수있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검증과 행정규제의 신설에 있다. 면허나 자격은 인간을 위한 제도이다. 인공지능을 인간을 위한 제도에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이다.

세무사회·변호사회·공인회계사회 등 머리 맞대고 대응책 세워야

인공지능 세무대리 프로그램들이 설계, 운영되면서 사용자와 관련자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검증하고 규제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는 기존의 전문자 격사 단체가 수행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상규 변호사가 『인공지능 세무대리 프로그램의 법적책임』이라는 제하의 논문에서 제시한 것처럼 세무대리 프로그램의 정확한 기능 출현의 요건 구비여부를 테스트하고 제품화 가능성을 인증하는 역할을 전문 자격사단체가 수행함으로서 새로운 ‘인공지능 세무사 자격사’ 제도를 시행하는 것도 좋은 미래전략이라는데 필자 또한 전적으로 공감을 표한다.

이와 함께 현행 세무사법이나 공인회계사법에 존재하는 손해배상책임보험 가입이나 손해배상 준비금 적립과 같은 손해배상의 의무보장에도 인공지능이 적용 대상자가 되도록 하는 것은 사후관리를 위한 필수항목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변호사회, 공인회계사회 등 전문자격사 단체들과 공동대응을 위한 논의와 발전적인 토론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으로 위기에 처한 전문자격사 단체들이 인공지능과 함께 여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의향이 있다면 인공지능 검증, 등록 및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협회의 관리하에 두는 행정규제 시스템을 하루라도 빨리 만들어서 각자의 업무영역에서 헤게모니(hegemony)를 선점하는 미래전략 개발이 시급하다.

세무사, 4차산업혁명시대 핵심기술 능동적으로 수용하고 대처해야

디지털 경제체제는 생산시설을 ‘소유’의 대상이 아닌 ‘활용’의 대상으로 만들었고 이것들은 이미 공공재가 되었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기술들이 소비자의 요구와 맞물려 생산혁명과 소비혁명을 만들어내는 이곳에서 세무사들도 새로운 업의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4차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경험의 시대’에서 더 이상 어제의 정답으로 미래를 맞춰보는 과오를 범하면 안될 것이다.

피터 드러거가 말한 경영의 본질은 상업 행위의 총합이 아니라는 사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경영의 본질은 소비자를 창조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곳에서 자라는 혁신에 있다. 세무사들이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능동적으로 수용하고 이런 기술들을 ‘위협이 아닌 기회’로 만드는 프레임을 가질 때 비로소 새로운 업무영역 개발이 될 것이다.

고객들이 세무와 관련된 조언과 아울러 전문가적인 견해를 구하기 위해 세무사 사무소를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세무사들은 보다 큰 포부를 가지고 한번 더 시도하고 공부해 보는 수고로움을 통해 4차산업혁명시대, 새로운 업의 주인 으로 거듭나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이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세무사들의 미래를 위한 생존방식이라 생각한다.

 

4차산업혁명미래인재위원회 이봉주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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