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설자리 위태…변(辯)만 가득한 세무사회 집행부
세무사 설자리 위태…변(辯)만 가득한 세무사회 집행부
  • 조규희 기자
  • 승인 2019.04.18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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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세무대리 가능한 법령 개정해야 하는 실정

세무사회 집행부 대응전략 설명없이 남 탓 하기만

'힘 없는게 자랑이냐' 비판 목소리

헌법재판소가 변호사의 세무대리 금지 조항에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림에 따라 1만 3000여 세무사의 업무영역 침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세무사회(회장 이창규) 집행부는 세무사 고유 업무 영역을 지켜내지 못한 이유와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세무사 보수교육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담는 격이라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집행부의 과오를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8년 4월 세무자격 보유 변호사에 대한 세무대리 금지를 규정한 세무사법 등이 헌법 불합치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변호사의 세무대리 관련 법령을 입법보완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인회계사에 이어 변호사까지 세무 영역에 도전하면서 현직 세무사는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지경까지 이어진 데 따른 현 집행부의 무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음에도 이창규 회장은 남탓 돌리기에 열중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헌재 결정과 관련해 지난달 26일 서울지방세무사회 회원보수교육에서 "이는 학계 통설과 기존 판결을 뒤엎는 억울한 판결"이라며 "세무사회는 이 중차대한 사안을 오직 공식적인 루트(경로)로 우리 입장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는 헌재 재판관, 대학 선·후배 관계, 사법고시 선·후배 관계, 법원 선·후임 등으로 다각적으로 연결될 조직이다. 지난해 판결 전 1월 9일 헌재를 방문한 대한변호사협회 회장단"이라며 사진 한 장을 발표 화면에 띄웠다. 그러면서 "이 판결이야말로 법조인이 북치고 장구치고 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현 세무사회 집행부의 대응이 미숙했음을 인정하기보다는 단순 법조계 이익집단의 단결로만 치부한 발언이었다. 팔이 안쪽으로 굽는 것을 차치하고라도 관련 사안의 발생과 헌재의 결정까지 집행부가 행동한 과정 설명은 없었다. 세무사회 집행부에 속해있던 전직 세무사는 "헌재의 심리과정에서 현 집행부는 사실상 강건너 불구경이었다"며 "전략적 접근과 판단보다 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는게 정확한 말"이라고 말했다. 보수교육에 참석한 청년 세무사는 “저쪽(변호사)은 저렇게 힘이 센데 우리(세무사)는 힘이 없다고 대놓고 광고하는게 회장이 할 말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향후 대응과 관련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우리 세무사회도 2018년 5월(판결직후) 각계 전문가들로 TF를 구성해 이 문제를 심각하게 수차례 회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의 사진 한 장을 보이며 "TF 구성은 대학교수, 조세법 교수, 법학 교수, 헌법학자들과 법제위원들이 회의 한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가장 중요한 TF의 구체적 과제와 행동 전략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 회장은 집행부 차원의 전략 설명보다는 개별 회원들에게 지역구 의원을 찾아가 달라는 등의 당부의 말을 이어갔다. 보수교육에 참석한 한 세무사는 "집행부가 설명한 사안은 세무사 생업과 직결되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결하겠다는지 잘 모르겠다"며 "이렇게 수수방관하다가 우리의 업무영역이 침해되는 일을 지켜봐야만 하는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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