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세무사 업역 침해 가시화…어떻게 이지경까지 흘러왔나
변호사, 세무사 업역 침해 가시화…어떻게 이지경까지 흘러왔나
  • 조규희 기자
  • 승인 2019.04.17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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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춘달 전 서울지방세무사회장

“2003년 세무사법 개정안부터 위헌 소지 있어”

“전·현직 집행부, 업적이라 떠들고 다녔지만 결국 명분도 실리도 다 줘버린 꼴”

 

변호사의 세무 영역 진출은 한국세무사회가 자랑하는 지난 2003년 세무사법 개정부터 예견된 일이었다는 주장이 관심을 끈다.

지난 2003년 당시 정구정 전 회장과 집행부는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동자격을 부여하면서도 세무사 명칭사용을 금지한 개정 세무사법 통과를 전례없는 세무사회의 업적으로 평가해왔다. 특히 당시 부회장이었던 현 한국세무사회 이창규 회장을 주축으로 하는 집행부에서도 이같은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다만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면서 세무사 명칭 사용을 금지한 법 개정이 마치 '호적에 이름을 올려놓고 그 이름을 쓰지 말라고 한 것'이라는 주장이 재조명 받고 있다. 상식 선에서 문제가 있는 법 개정을 당시 정 전 회장을 필두로 집행부가 추진했으며 이 같은 잘못된 결정이 변호사가 세무 영역을 침범하는 지금의 상황을 초래한 것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정 전 회장 집행부 시절 송춘달 세무사는 세무사제도개선 운영위원장으로 재정경제부와 한국조세연구원 주관으로 개최한 세무사법개정공청회에서 변호사와 공인회계사의 세무사자동자격 폐지와 세무대리업무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발표해 학계와 시민단체 등의 적극적인 동의를 이끌어 냈으며 한국세무사회에서는 이를 기초로 세무사법 개정을 추진했다. 문제는 국회 입법 과정에서 개정안이 심각하게 변질되기 시작했다. 당시 국회 재경위원회까지는 무사히 개정안이 통과됐으나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자구수정이 이뤄졌다.

최종적으로 법사위에서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은 주되 세무사 명칭사용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수정됐으며 세무대리 업무를 위해 변호사가 재정경제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종전 세무사법도 삭제됐다. 이같은 불합리하고 위헌 소지가 다분한 수정안을 정 전 회장과 집행부가 동의했다. 송 세무사는 "개정 전에 국회 법사위에서 정 전 회장을 국회로 불러 수정된 개정안을 설명하고 정 전 회장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정 전 회장과 당시 부회장이었던 현 이창규 회장에게 법사위에서 초안이 이렇게 변질됐는데 이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으며 세무사회원교육 등 기회 있을 때마다 수차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헌법 불합치 근본원인 제공한 한국세무사회 집행부

송 세무사는 특히 기존 세무사법 제20조 2의 1항 개정에 동의한 정 전 회장의 오판을 지적했다. 기존 세무사법 제20조 2의 1항은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세무대리의 업무를 하는 자에 대하여는 당해 업무의 범위 안에서 이 법의 규정을 적용한다고 적시돼 있다. 이 조항으로 인해 그동안 세무사법은 변호사법, 공인회계사법보다 특별법의 위치를 선점했다. 통상 법령 해석시 일반법보다 특별법을 우선 적용한다. 개정 전 법 해석에 따르면 변호사는 세무대리 업무에서 기장 및 세무조정 업무는 할 수 없고 일반법률 사무인 행정심판과 각종 신고대리 업무만 가능했다.

하지만 2003년 개정 이후 이 조항은 삭제됐고 대신 공인회계사가 세무대리를 하고자 할때 재정경제부에 비치하는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해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더욱이 기존 제20조 2의 1항이 삭제되면서 변호사의 업무를 규정한 변호사법 제49조 2항(법무법인은 다른 법률에서 변호사에게 그 법률에 정 한 자격을 인정하는 경우 그 구성원 또는 구성원이 아닌 소속변호사가 그 자격에 의한 직무를 행할 수 있는 때에는 그 직무를 법인의 업무로 행할 수 있다)이 특별법의 위치를 갖게 되면서 변호사가 법인세 세무조정계산서를 작성할 수 있다는 법적 해석이 가능하게 됐다.

송 세무사는 "법사위에서 세무사법이 특별법의 위치를 선점했던 내용을 삭제하고 엉뚱하게 공인회계사 관련 내용을 짚어넣었는데 정 전 회장이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도 세무사회 집행부는 당시 개정을 세무사회의 큰 업적으로 떠들고 다니지만 결국 명분만 찾고 실리는 다 줘버린 꼴인데 그 명분마저도 이제는 사라졌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4월 26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사로서 세무사의 업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세무사법 규정과 세무조정 업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의 규정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면서 관련 법령은 올해말까지만 효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를 허용하는 관련 법령 개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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